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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학년도 대입의 서막이 올랐다. 3학년 교육과정이 시작되는 3월,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고3 수험생들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역설적이게도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다. 1, 2학년 학생부의 기록이 확정된 지금, 자신의 학생부를 냉철하게 해부하는 복기 과정은 대입 전략 수립의 전제 조건이다. 그래야만 남은 1학기 동안의 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학생부를 정독하며 1, 2학년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과 창의적 체험활동 기록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본인을 묘사하는 핵심 명사와 동사를 선별하는 작업이 가장 우선될 것이다. 단순히 “열심히 참여함”과 같은 수식어보다는 ‘데이터를 분석’, ‘비판적 수용’, ‘갈등 중재’ 등과 같이 구체적인 역량을 나타내는 키워드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더불어 활동에 멈추지 않고 이를 결과 보고서를 만들었다거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였다는 등 증거의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한다. 또한 이런 활동의 흔적들이 희망 전공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도 파악하면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학업 역량에 대한 부분이다. 보통 이를 단순 내신 등급으로만 생각하나 이는 수치일 뿐, 학생부 종합에서 중요한 것은 그 수치 뒤에 숨겨진 ‘학업의 질’이다. 1, 2학년 성적의 성취도와 함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기록을 희망 전공 관련 교과와의 연결고리를 살펴야 한다. 특정 과목의 성적이 우수하다면, 그 배경에 본인의 능동적 탐구가 있었는지 기록을 통해 증명되어야 한다. 1학년 때 호기심을 가졌던 개념이 2학년 때 심화 탐구나 다른 과목과의 융합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도 확인하여야 한다. 만약 기록이나 연결고리가 없다면 이는 복기 과정에서 반드시 체크 해야 할 보완지점이다.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학생이 무엇을 했는가도 보겠지만 그것을 어떻게 했는지, 왜 했는지도 중요하게 평가한다. 그렇기에 학생부 내의 각 활동 기록이 단순히 “~를 수행함”이라는 결과 보고식 나열에 멈춰 있지 않은지 검토해야 한다. 단순히 활동의 나열이 아닌 계기와 수행과정에서의 노력 그리고 그 결과로 얻은 변화로 구성된 서사가 갖춰져야 좋은 활동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특히 본인의 역할이 모호하거나 단체활동의 단순 참여자로만 묘사되어 있다면 학생부 종합에서는 변별력을 갖기 어려운 활동일 것이다.
담임교사가 작성하는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은 사실상 폐지된 추천서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영역은 교사가 관찰한 학생의 입체적 면모가 담겨있어, 자기 객관화에 가장 유용한 데이터다. 인성, 공동체 의식, 리더십 등 본인의 성품이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 특히 해당 영역은 ‘세특’에서 어필하기 힘든 평소 생활 태도 등의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본인의 공동체적 역량에 있어 강점이 입체적으로 드러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3월의 학생부 복기는 단순한 반성이 아닌 합격을 위한 설계의 한 발자국이다. 1, 2학년의 기록을 대학 사정관의 시선으로 뜯어보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기록에 존재하는 틈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수시 지원의 방향성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