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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스토리
얼마 전에 당구라는 것을 처음으로 쳐보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 치는 것이라서 친구가 옆에서 기본자세와 요령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전문 강사에게 배우면 빠른 시일 내에 일정 수준까지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고 배운 친구들을 금세 따라 잡을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가르치는 선생님의 중요성을 새삼 생각하게 하는 기회였습니다.
“지난 20~30년간 심리학자들은 운동선수, 음악가, 세계 바둑기사, 의사, 수학가 등 각 분야의 초보자와 전문가, 세계적인 대가들의 훈련 방법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공통점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여러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모아서 2006년 “전공 지식과 전문 기능에 대한 케임브리지 핸드북‘이라는 논문집으로 발간하였는데, 심리학자들이 정리한 공통된 훈련방법은 바로 ‘의도적인 훈련(deliberate practice)'이었다고 합니다.”*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심리학자이자 과학 연구자인 K. Anders Ericsson교수가 제시하는 ’의도적인 훈련‘의 필수 4가지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당사자는 특정 과업을 수행하려는 동기가 있어야 하고, 또한 본인의 실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2. 특정 과업에 대한 훈련 계획은 당사자가 설명을 듣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당사자 의 이전 지식수준을 고려하여 수립해야 한다.
3. 당사자에게 즉각적으로 유익한 피드백과 훈련 성과에 대한 결과를 알려주어야 한다.
4. 당사자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목표 과업들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의도적인 훈련’의 필수 4가지 구성 요소를 학교 학습 상황에 맞춰 다음과 같이 3가지 구성 요소로 다시 분류해 볼 수 있습니다.
<공부 전문가를 만드는 3가지 구성 요소>
어느 분야에서든지 해당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되려면 학습자와 그 분야에서 이미 전문가 수준에 이른 코치나 전문교사가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세계 수준의 운동선수들 옆에는 항상 최고 수준의 코치가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우리 학생들도 최고 수준의 학습 성과를 내고 싶어도 학생들 옆에서 직접 도와주는 전문 학습 코치나 개별 지도를 해주는 선생님이 없기 때문에 학습 성과가 향상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학부모님들은 자녀들의 학업 성취도 결과를 오로지 학생 개인의 책임으로만 전가하고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선생님의 존재나 지원 여부를 검토해 본 적은 있는 지 반성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핵심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학교 선생님 외에 별도로 전문가 선생님을 찾아서 학생 지도를 부탁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사실입니다. 공짜는 공짜의 가치만을 갖기 때문입니다. 제가 당구 레슨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친한 친구들에게 무료로 가르쳐달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당구를 제게 처음 가르쳐준 친구 조언대로 전문 강사에게 정당한 비용을 지불한 후 체계적으로 배워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학부모님들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이공계의 뇌로 산다(완웨이강 지음, 강은혜 옮김, 더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