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경희대가 무전공학과인 자율/자유전공학부에 한해 지역균형전형의 교과종합평가를 학업역량100%만으로 평가한다. 교과종합평가는 학생부를 정량평가하는 게 아닌, 학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교과성적, 세특)만을 정성평가하는 방식으로 교과 지역균형에선 30%를 반영한다. 무전공을 제외한 전체학과는 기존과 같이 학업역량50%와 진로역량50%로 합산하는 방식을 유지한다. 경희대 관계자는 “자율/자유전공학부는 계열에 상관 없이 '무전공'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학생부 교과성적이 정량 반영되는 교과목이나 교과종합평가 방식이 다른 모집단위와 다소 상이하다”고 말했다. 신입생때는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해 지원자의 구체적인 진로역량을 특정할 수 없어서다.
무전공인 자율전공학부와 자유전공학부는 정부의 무전공 확대 방침에 따라 올해 신설된 학과다. 자율전공학부는 165명 정원으로 수시에서 지역균형 49명, 네오르네상스 18명, 국가보훈등 3명, 고른기회 2명, 논술우수자 8명, 총 80명을 선발한다. 자유전공학부는 241명 정원으로 수시 지역균형전형으로만 187명을 모집한다. 자율/자유전공학부로 입학한 신입생은 1학년때 전공탐색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전공을 탐색한 후 2학년 진학 시 희망학과를 100%선택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자율전공학부는 글로벌리더전공과 글로벌비즈니스전공을 두며, 전공 선택시 글로벌리더전공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의약계열 등 일부를 제외하고 계열에 상관없이 서울캠 개설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자유전공학부는 계열에 상관없이 국제캠 개설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교과전형 뿐 아니라 학종 서류평가에서 학업역량의 영향력을 높이고 진로역량을 축소한 변화도 있다. 학업역량40%+진로(자기주도)역량40%+공동체역량20%로 반영한다. 전년대비 학업역량을 10%p 확대하고, 진로(자기주도)역량을 10%p 축소했다. 기존엔 학업역량30%+진로역량50%+공동체역량20%였다. 학종에서 진로역량 대신 반영하는 자기주도역량은 자율전공학부에 한해 적용한다.
아울러 수능 수학 미/기, 과탐의 선택과목 필수지정을 폐지해 교과 지역균형전형의 수능최저 기준도 달라졌다. 인문/자연(의약계열 제외)/자율전공학부/자유전공학부 모두 동일하게 국수영탐 중 2개합 5이내와 한국사 5이내로 적용한다. 의예/한의예(인문/자연)/치의예/약학은 동일기준 3개합 4이내, 한국사 5이내, 예술/체육계열은 동일기준 1개영역이 3등급 이내이고 한국사 5등급 이내를 충족하면 된다.
경희대는 올해 학종과 교과전형 지원을 앞둔 수험생을 위해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2025 학생부전형 가이드북’을 최근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가이드북에서는 합격생 학생부를 바탕으로 입학사정관이 평가에 중점을 두는 포인트와 면접에 대한 안내, 합격생이 신입생에게 말하는 조언, 지난해 입결 등 풍성한 내용이 담겨 있어 올해 경희대 교과전형과 학종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가이드북은 경희대 입학처 홈페이지 또는 하단의 구독자 전용 자료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학종 네오르네상스 1055명.. 서류 평가 학업40%+진로(자기주도)40%+공동체20%>
경희대는 학생의 특성에 따라 어떤 전형으로 지원하면 좋을지 제시하고 있다.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 자기주도적인 활동 경험과 학습 태도 및 의지가 있는 학생,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인 학생, 면접에 대해 자신감이 있는 학생의 지원이 권장된다. 지난해 입결 기준 합격자의 평균 교과 성적은 2.6등급이다. 다만, 학종은 정성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전형으로 해당 입결은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
서류 평가는 학업역량40%+진로역량(자기주도역량)40%+공동체역량20%로 반영한다. 올해 학업역량의 반영 비중을 높였다. 학업 역량은 대학 교육을 충실히 이수하는 데 필요한 수학 능력을 의미한다. 이수 교과 성취도나 학업 발전의 정도 뿐 아니라, 학업을 수행하고 학습해 나가려는 학습태도, 지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사물과 현상에 대해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탐구력도 함께 평가한다.
진로 역량은 자신의 진로와 전공(계열)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 노력과 준비 정도를 의미한다. 전공과 관련된 직접적인 활동으로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기보다는, 보다 넓은 개념인 계열 적합성으로 이해하면 된다. 학교 생활 중 전공(계열)과 관련된 교과 수업 활동과 창의적 체험 활동 등에서 전공(계열)과 진로탐색 활동/경험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평가한다.
자율전공학부에 한해 진로역량 대신 자기주도역량을 반영한다. 자기주도역량은 자기주도적인 탐색 노력과 준비 정도를 의미하며, 고교 교육과정에서 자기주도적으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한 정도와 학업성취도, 자기주도적 탐색 과정에서 이루어진 활동이나 경험, 노력 정도를 평가한다.
공동체 역량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갖춰야 할 바람직한 사고와 행동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협업과 소통 능력, 나눔과 배려, 성실성과 규칙준수, 리더십 등의 세부 항목을 살핀다. 학업 역량과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의 3개 영역을 각 6개 척도로 나눠 평가한다. 탁월(S)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미달(F) 6개 척도다.
가이드북에는 전형 인재상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다. 문화인 세계인 창조인의 3개 유형이다. 문화인은 문화 예술적 소양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동체 안에서 삶을 완성해 나가는 책임 있는 교양인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춘 학생이다. 세계인은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지구적 차원에서 타인과 함께 평화를 추구하는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춘 학생을 뜻한다. 창조인은 수학과 과학에 대한 재능과 탐구력을 바탕으로 학문 간 경계를 가로지르며 융복합 분야를 개척하는 전문인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춘 학생이 해당된다.
<학종 서류평가 사례로 보는 평가요소.. 사정관의 시각 ‘주목’>
- 학업 역량.. 교과성적, 탐구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 학생부 전반 고려
가이드북에는 지원자의 학생부 사례를 들어 각 요소의 평가 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학업역량은 대학교육을 충실히 이수하는 데 필요한 수학 능력을 살핀다. 가이드북에 제시된 응용화학과 A지원자는 깊이 있는 질문과 문제를 해결하는 탐구역량이 뛰어난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서는 각 교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탐구활동에 지적호기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학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예를들어 교사가 알려주는 지식에 그치지 않고 관심 분야에 대한 도서를 발췌독 하고 관련 내용을 주제로 분석하고 발표하는 활동을 3년간 꾸준히 해온 식이다. 가이드북은 “A학생과 같이 교과성적뿐만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취득하기 위해 자기주도적인 태도로 탐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성취를 이룬 학생을 학업역량이 우수하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경제학과 B지원자는 다른지원자보다 특히 이수자 수가 적은 소인수과목임에도 경제 및 국제경제과목을 이수하는 등 학문에 대한 탐구 열의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이 학생은 탐구활동에서 표출되는 학문에 대한 열의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했는데 실례로 ‘다국적 기업과 한국 경제’ 단원을 공부한 뒤 한국 경제 세계화의 과정에 관련된 다국적 기업의 특징과 현황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다국적 기업의 특징과 사례’를 발표하고 수행평가에서 교과 내용과 관련된 시사칼럼자료를 활용하는 등 탐구 의욕을 보였다. 아울러 2학년 진로활동을 보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다른 국가의 사례를 조사하고 더 나아가 한국 사회에 적용할 방안을 추가로 조사하는 등 새로운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 진로 역량.. 지속적인 노력
진로 역량은 자신의 진로와 전공(계열)에 관한 탐색 노력과 준비 정도를 뜻한다. 평가 사례로 Hospitality경영학과 C지원자는 꿈과 미래 계획을 세우기 위해 관광, 경영, 언어, 회계 분야에 호기심을 가지고 다양한 저널과 뉴스, 다방면의 독서를 하면서 충분한 진로탐색 과정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한다. 이 학생은 진로탐색 발표 시간에 호텔 총지배인 소개를 통해 자신의 롤 모델이 삶에 주는 긍정적 영향을 생각하고 고등학교 3년 간 영어 공부에 열중하면서 문화다양성 존중의 의미를 생각하고 서비스산업에서 필요한 호텔 경영인의 자질을 채우고자 노력했고, 동아리 활동에서도 영어기사 작성 등 영어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우주과학과 D지원자는 교내의 거의 모든 과학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3년간 꾸준히 천체, 물리학, 블랙홀, 우주론 분야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해왔다. 특히 동아리 내 심화주제탐구 활동으로 블랙홀의 기본적 성질과 열역학 법칙과의 관련성을 탐색하고 이 내용을 토대로 천체물리학 분야의 진로탐색을 심화/확장했다. 가이드북은 “우주과학과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을 찾아가기 위한 논리적 이해력은 물론 영어 교재를 읽고 학자 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통해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언어 능력과 정확한 어휘를 사용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우수한 영어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우주과학과는 학생부가 화려하지 않아도 기복없이 학업에 필요한 과목을 모두 이수하고 우주과학과에 대한 꾸준한 노력이 일상화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공동체 역량.. "봉사활동 실적 없으면 부정적 평가"
공동체 역량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갖춰야 할 바람직한 사고와 행동을 말한다. 주로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서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한다. 소개된 E지원자는 임원 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하며 구성원들과 함께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하고, 실행을 주도해 나간 경험이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구체적인 사례로 잘 기술되어 있다. 구성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는 사례들을 통해, 지원자가 타인의 의견을 공감하고, 수용하는 능력이 우수하며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단 단순히 ‘모범적이다’, ‘자기주도학습능력이 뛰어나다’, ‘교우관계가 원만하다’ 등의 표현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가이드북은 “이보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학생의 공동체역량(인성 등) 부분이 나타나는 것이 학생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봉사활동 실적이 없는 학생 역시 부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학교 내부에서의 봉사활동 실적을 통해 학교생활 속 나눔 실천과 생활화 경험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가이드북은 “학종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학생부를 살펴보면 대부분 환경미화, 교통정리, 도서부, 캠페인 등 다양한 형태의 학년별 봉사활동 실적이 어느 정도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봉사활동 실적이 전혀 없다면 나눔과 배려, 실천이 부족하다고 판단돼 부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면접 예시질문도 공개했다. 인성관련 질문으로는 ‘조별 과제나 팀별 활동에서 협업해서 이룬 성과와 거기에서 본인의 역할은’ ‘미인정 지각이 여러 번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학교에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한 활동은’ ‘학교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과 배운 점은’ 등이다. 전공적합성 관련 질문으로는 ‘고등학교 재학 중 가장 흥미를 가졌던 과목은 무엇이며, 그 과목 수업에서 가장 의미 있거나 기억에 남는 활동은’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이수한 과목이 있는가’ 등으로 출제될 수 있다.
<학종 2단계 면접평가.. “진솔하고 솔직하게 답변”>
면접평가에서는 2인의 면접관이 10분내외 제출서류기반 평가를 실시한다. 면접에선 지원자가 제출한 학생부 등 서류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지원자의 인성과 전공 적성, 가치관을 보다 구체적으로 평가한다.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서 갖춰야 할 의사소통능력, 통찰력, 논리적 표현력 등을 평가하는 것이 면접의 주요 목적이다. 면접 반영비율은 인성50%, 전공적합성 50%이다. 이는 또다시 인성은 가치관 및 태도, 의사소통능력, 전공적합성은 전공기초소양, 논리적 사고력으로 세분화된다.
가이드북은 서류확인 면접은 정답이 있는 면접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면접을 잘 보기 위해 면접 전, 학생부에 작성된 활동의 과정과 의미 등을 차분히 정리해 보는 것을 추천했다. 아울러 예상 질문을 생각해 보고 그에 대한 답변을 연습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왔더라도 면접위원의 질문에 당황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답변하면 된다. 평소 지원자의 생각대로 진솔하고 명확하게 답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균형 634명.. 교과종합평가 “무전공학과 학업역량만 100%반영”>
교과 성적이 우수한 경우 교과전형인 지역균형에 응시할 수 있다. 지난해 입결에 따르면 합격자 교과 성적은 평균 1.7등급 내외다. 교과 이수와 학업 수행이 충실한 학생이 학교장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으며 고교별 추천 인원은 3학년 재적 학생 수의 5% 이내다.
전형방법은 교과/비교과 성적 70%와 교과 종합 평가 30%를 합산, 수능최저를 적용해 최종합격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30%를 반영하는 교과종합평가는 학업역량과 진로역량을 각각 50%로 반영한다. 다만 올해신설한 자율전공학부와 자유전공학부에 한해 진로역량 없이 학업역량100%로 반영한다. 해당 학과는 계열 상관없이 무전공으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교과 종합 평가에서는 학생부 교과학습발달상황(교과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정성적으로 평가한다. 지역균형전형의 취지에 맞게 ‘교과역량’에 집중해 종합평가를 시행한다. 특히, 수업태도와 탐구력 등 ‘학업수행 충실도’와 지원 전공(계열)과 관련된 과목 선택의 적절성 및 성취도인 ‘교과이수 충실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가이드북은 “지역균형전형의 계열별 교과종합평가 변동률은 최초합격자 기준 27.9%이지만 충원합격까지 포함하면 11.8%로 낮아진다”고 소개했다. 이는 교과성적 순으로 매겼을 때 포함되지 않은 학생이 교과종합평가를 통해 합격권에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교과성적이 70%반영되는 만큼 교과성적의 영향력이 가장 크지만 교과종합평가를 통해 합불의 당락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어 이를 잘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도 가이드북에선 기계공학과 F지원자를 소개하며, 교과성적은 우수했지만, 교과종합평가에서 감점을 받아 충원합격권 성적으로 떨어진 사례를 소개했다. 즉, 교과성적이 우수하더라도 30%를 반영하는 교과종합평가로 합불이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학생은 교과종합평가에서 학업역량에서 주요교과 성적은 우수한 편이지만, 수학, 과학 성적보다는 국어, 영어 성적이 우수한 편이었으며, 학업역량을 판단하기 위한 자기주도적 교과/탐구활동이 타 지원자 대비 미흡해 보통~미흡 판정을 받았다. 진로역량에선 지원학과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과목(물리ⅠⅡ)이 지원자의 고교에 개설됐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과목을 이수하지 않아 미흡 판정을 받았다.